이곳에서 잠시 쉬었다고 다시 길로 접어든다. 제법 굵은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고, 그 나무들 사이로 불어오는 해풍은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두 개의 나지막한 봉우리를 바닷가로 난 길을 따라 돌아 넘으면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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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에서 바라본 바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발걸음을 떼면 등산로에 가까운 가파른 길을 마주하게 된다. 약 10여분 오르면 바위(벼랑)가 드러난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그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탄사로 표현할 수 없는 감탄이 온 몸에 전율로 느껴진다. 한 폭의 그림이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남해 바다와 남해도가 두 눈을 가득 채운다. 발 아래로 펼쳐져 있는 200여 미터 높이의 비렁(절벽)은 배짱 없는 사람은 쳐다보기조차도 아슬아슬하고 현기증이 나게 만들 정도다. 먼발치 바다위에 떠 있는 대형 유조선과 화물선, 그리고 오고 가는 많은 어선 들이 살아 숨 쉬는 여수 바다임을 느끼게 한다. 한 폭의 그림이다. 제1코스 중 뛰어난 비경을 선사하는 곳 중 으뜸이 되는 곳이다. 바닷가 반대 방향으로는 먼발치에 우두리 상하동 마을이 보이고, 비렁 아래 저수지가 농수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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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위에서 본 해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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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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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아래에서 보는 모습

 

 

 

비렁의 정상 부분과 내려오는 길은 친환경 매트를 설치했다. 정상 부분의 훼손을 방지하고, 비렁을 내려가는 갯가꾼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매트를 설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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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의 내리막길에 설치된 친환경 매트

 

비렁을 내려오면 바로 바닷가를 향해 난 작은 숲길로 들어서 걸으면 된다. 조금은 긴장해서 걸어야 하는 폭이 좁은 길이지만, 한 사람씩 걷는데 무리가 없는 호젓한 절벽이 보이고, 파도소리가 들리는 400여 미터의 갯가길이다. 오르막길을 올라오면 임도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부터 약 15분 정도 걸으면 용월사라는 절에 이르게 된다.

편안하게 걷고자 한다면 비렁을 내려와 만나는 숲길로 들어서지 않고, 임도를 계속 걸으면 된다. 폭 3-4m에 달하는 임도는 풀과 나무가 적절하게 우거져서 여러 명이 편하게 걸음을 옮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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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월사 방향으로 난 임도

 

 

용월사에 도착하면 푸른색의 하늘과 바다가 만나고, 절이 그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는 느낌을 느끼게 된다. 특히 남해 바다를 향해 서있는 부처상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하늘과 바다, 절의 기와색이 잘 어울려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한 바가지의 약수물로 목을 축인 다시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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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월사에서 바라본 남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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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월사

용월사에서 왔던 길로 약 100미터 정도 되돌아 나오면, 왼편으로 거의 160도 꺽어서 들어가는 길이 보인다. 3미터 정도 폭이 되는 길인데 오랫동안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잡목들과 잡초들이 길을 점령하고 있다. 나무 사이로 혹은 나무 너머로 간혹 보이는 절벽과 바다는 눈을 맑게 해주고, 파도가 바위에 부서져 나는 파도소리는 귀에 청량감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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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숲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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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사이로 보이는 해안선과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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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바위 건너로 보이는 외치도, 혈도, 내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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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초소바위

 

 

두 번째 초소바위를 돌아 월전포로 향한다. 예전에는 농사를 지었으나 지금은 묵어 칡넝쿨이 점령한 밭을 지나 숲길을 걸어 나가면 월전포(달밭기미)가 나온다. 월전포는 30여 가구가 사는 작은 어촌 마을이다. 멸치를 가공하는 멸막이 있고, 포구에는 낚시 어선들이 정박해 있다. 마을 가운데 보호수로 지정된 수백년 된 고령의 당산나무 몇 그루가 있고, 그 아래 놓인 평상이 마을 사람들과 지나는 이들의 쉼터가 되어주고 있다. 여수 시내를 오고가는 103번 시내버스의 종점이 바로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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